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 실적 발표
삼성전자가 1분기 호실적을 공개했습니다. 2024년 1분기 매출은 71조 9,2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6조 6,1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나 증가했습니다. 삼성전자가 1년 만에 반도체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는데요. 어떤 부분이 호실적에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메모리 실적 반등
최근 생성형 AI가 확산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 입니다. 반도체 공급 업체가 감산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서 그동안 쌓여있던 반도체 재고가 감소하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말부터 주요 반도체 업체가 DRAM(D램), 낸드플래시 등 주력 메모리 제품의 가격 인상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D램과 낸드 평균 판매단가가 각각 18%, 30% 오르면서 자연스레 반도체 부문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AI경쟁에 필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DDR5, 서버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매출 증가와 질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
- DX(Device eXperience): 영상디스플레이(VD), 생활가전, 스마트폰, 컴퓨터, 네트워크시스템 등의 생산 및 판매를 포괄하는 사업부
- DS(Device Solutions): 반도체의 설계,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사업부
- SDC: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사업부
- Harman: 전장 제품과 소비자 오디오 제품 등의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사업부
2.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 및 매출 증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시리즈 출시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스마트폰 사업이 속한 DX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가량 증가했습니다. AI 열풍 속에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은 결과입니다. 갤럭시 S24의 흥행으로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되찾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에 접어든 상황에서 실적 하락 방어가 가능했습니다.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방향성은?
현재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이은 업계 2위 입니다. HBM 3세대와 4세대 제품인 HBM2E, HBM3 시장 모두에서 SK하이닉스에 뒤쳐지나, 차세대 HBM 제품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에, 다가오는 HBM 5세대 HBM3E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1. HBM3E 12단 양산 계획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 2분기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양산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HBM3E 12단 D램은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TSV, Through-Silicon Via)를 활용해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12단까지 쌓아 올린 제품입니다.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업계 최대 용량이 36GB를 기반으로 기존 HBM3 8단 제품 대비 50% 이상 향상된 성능과 용량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HBM3E 12단 샘플을 공개했고 곧 양산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현재 가장 고도화된 제품인 HBM3E 12단을 SK 하이닉스보다 먼저 선보여서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TSV, Through-Silicon Via): 메모리 칩을 쌓아 올리는 기술 중 하나로, 칩에 구멍을 뚫고 금속 등의 전도성 재료로 채워 칩을 수직으로 연결합니다. 기존에 금선을 이용해 칩을 연결하던 와이어 본딩 기술 대비 속도와 소비전력을 한층 개선할 수 있습니다.
- 대역폭: 일정 시간 동안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을 의미합니다.
2. 맞춤형 HBM 제품 출시 계획
삼성전자는 고객사별 맞춤형 HBM 제품으로 HMB 시장에서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습니다. HBM제품은 D램 칩을 적층한 코어 다이와 코어 다이의 메모리 컨트롤러 역할을 수행하는 로직 다이로 구성됩니다. 삼성전자는 로직 다이 영역에서 고객사별 맞춤형 IP설계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이 향후 인공 일반 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현재의 범용 HBM 제품은 일정 부분 한계를 가지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HBM 칩이 적용되는 서비스별로 최적화 과정이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고객사별 맞춤형 HBM 제품을 제공해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 HBM 생산 역량 확대
현재 삼성전자의 HBM 생산 역량은 월 4만 5천 개입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까지 월 13만 개로 늘릴 계획으로 평택 캠퍼스에 171조 원을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어, 기존에 가동 중이었던 생산 라인을 모두 HBM 생산에 투입하는 경우, 최대 7개의 공장을 HBM 생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1. 비메모리 반도체 부분 적자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소폭 회복됐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영역을 아직 회복세가 더딥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은 5천억 ~ 7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중심으로 수익 창출을 시도하고 있고, 스마트폰, TV 등의 수요 부진이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 둔화로 이어지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2. TSMC에 뒤쳐지는 파운드리 영역
파운드리 사업이 업계 1위인 TSMC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TSMC가 애플, 퀄컴 등 대규모 고객사를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의 고객사는 삼성전자 MX 사업부와 중국 업체 판세미 2군데입니다. 추가로 최근 TSMC는 새로운 미세공정 기술 도입 계획을 밝힌 상황입니다. 2026년 하반기에 1.6 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 선언하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영역에서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3. 네트워크사업부의 비상 경영 체체
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는 부진한 실적으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네트워크사업부는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 중 하나인 6G 통신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데 지난 2023년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주요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전 세계 통신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탓이라, 삼성전자는 여러 경비 절감책을 내놓고, 과거 사업 확장을 위해 데려왔던 타 사업부 직원도 희망하는 경우 기존 사업부로 복귀시키기로 했습니다. 성장성도 중요하지만,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의 승부수 전략은?
1. HBM 출하량 증가 예정
HBM 수요 증가는 앞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2024년과 2025년 수요가 각각 2배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고,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HBM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한정되어 있어 HBM 가격이 당분간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향후 몇 년간 HBM 관련 성과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부응해서 HBM 출하량을 작년 대비 2.9배 늘릴 계획을 밝혔습니다.
2. AGI 전용 칩 마하-1 개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는 엔비디아에 대응해 AGI 추론 칩 ‘마하-1’을 선보입니다. 마하-1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로, 개발자가 직접 내부 로직을 변경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HBM을 탑재한 엔비디아의 AI 칩과 달리 저전력 D램 LPDDR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고, 삼성전자에 따르면 마하-1은 기존 제품 대비 전력 효율이 8배가량 높습니다. 가격도 개당 약 500만 원으로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 ‘H100’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마하-1 양산을 시작할 계획으로 아직 양산 시작 전이지만, 벌써 마하-2 개발을 추진하는 등 AGI 전용 칩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갑니다.
3. 파운드리 시장의 턴키 전략
삼성전자는 TSMC와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턴키(Turn Key) 전략을 시도합니다. 반도체 칩 설계 및 생산, 패키징까지 AI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전략으로 파운드리 영역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메모리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 간 시너지를 활용하고자 합니다. 각 고객사의 특성을 고려해 반도체 칩 설계와 생산을 통해서 고객사별 맞춤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삼성전자의 HBM4 고객사 수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4. 다른 분야에도 AI 적용 확대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 가전 분야에도 AI 기술 적용을 확대합니다. 올해 초 AI 기능을 적용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약 1억 대의 스마트폰 기기에 갤럭시 AI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삼성리서치의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도 계속해서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가전 분야에서도 삼성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비스포크 AI 가전을 출시합니다. 비스포크 AI 스팀,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등 각 가전제품은 AI 기술 기반의 편리한 기능 제공뿐 아니라 각 제품 간 연결성을 강화해 소비자를 삼성 생태계에 락인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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