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커머스를 비롯해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히 커지며 택배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졌습니다. 1위인 CJ대한통운이 쿠팡 등 이커머스의 물류 사업 확대에 흔들리고, C커머스의 상승세에 힘입어서 다시 기회를 잡으려 하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국내 택배 업계의 동향과 택배 업계의 미래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24년 국내 택배 산업의 동향
- 기존의 택배 업계 동향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이 확장 및 보편화되면서 시장은 많이 확대되었습니다. 2022년 온라인 쇼핑 총거래액은 2018년 대비 85%나 증가했고, 지난 5년간 전체 쇼핑 취급액 중 온라인 쇼핑 비중은 2019년 3월 기준 39.6%에서 올해 3월 50.4%로 늘었습니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 비중은 같은 기간 60.4%에서 49.6%로 줄어들었습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작년 1~8월간 국내 택배 물동량은 31억 2천만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월평균 약 4억 건에 달하는 수준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44.6% 증가했습니다. 1인당 매달 7~8건의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입니다. 2010년대부터 국내 택배 업계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이 빅3 체제를 이뤄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CJ대한통운은 다른 택배사와의 격차를 벌리며 독보적인 1위를 달립니다.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4분기 기준 47%로, 전체 택배 시장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매출 기준으로도 작년 11조 7,679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빅3 가운데 1위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최근 거대한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의 등장, 물류시장의 판도 변화
물류 사업을 확대하는 이커머스 기업이 택배 업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등이 업계 10위권(매출 기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밖에도 컬리, 무신사 등 이커머스 업체가 자체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커머스 업체는 물류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퀵 커머스(빠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보입니다.
쿠팡의 압도적인 성장세, 흔들리는 시장
쿠팡의 성장세가 압도적입니다. 쿠팡의 택배 물동량은 13억 건(2022년 기준) 규모로, 독보적인 1위 CJ대한통운(15억~16억 건)을 바짝 추격했습니다. 이미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우체국 택배의 물동량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2022년 12.7%였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시장 점유율은 2023년 8월 말(24.1%) 2배가량 커졌습니다. 쿠팡의 시장 진입으로 택배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는 양상은 택배요금 단가경쟁으로 이어졌으며, 그래서 2022년 1월 2,514원이었던 택배비는 2022년 11월 2,322원으로 낮아졌습니다. 택배 물동량이 많아야 수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단가를 낮춰 물량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선보인 뒤로 작년 말까지 물류 인프라에 투자한 비용만 7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을 익일 배송하는 서비스로, 시작부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죠. 전국 각지에 물류망을 확보한 결과, 쿠팡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쿠팡+역세권)’은 전국의 70% 정도입니다. 쿠팡은 로켓배송 말고도 기존 택배사에 위탁하던 물량까지 모두 내부에서 취급하기로 하면서 자체 물류 사업을 더욱 강화합니다.
쿠팡의 로켓그로스 전략 : 쿠팡은 2018년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세운 뒤(2021년 공식 출범), 작년 3월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서 제공하는 ‘로켓그로스’를 시작했습니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 입고만 하면 이후의 보관, 포장, 배송, 반품 등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시스템으로, 그동안 쿠팡의 직매입 상품에만 적용해 왔던 로켓배송이 일반 중소상공인 판매자에게도 확대된 것을 의미합니다.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일반 판매자들도 쿠팡의 핵심 고객층인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닿을 수 있게 되어서 직매입 상품에만 한정됐던 로켓배송을 넘어 입점사(제삼자)를 대상으로 3PL(제삼자물류) 사업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로켓그로스는 쿠팡의 택배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C커머스 성장으로 수혜 받는 택배업계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가 국내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중국 직구 물량은 늘어났습니다. 작년 중국 직구액 3조 2,872억 원)이 전년 대비 121.2% 증가했고, 중국으로부터 배송된 전자상거래 물품 건수(8,881만 5,000건)가 전년 대비 약 70.% 늘었습니다.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C커머스는 국내 주요 택배사와 국내 배송 위탁 계약을 맺습니다. 배송 건당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택배는 배송이 많을수록 이득이므로, C커머스의 국내 주배송을 맡은 택배사는 C커머스의 성장세가 반가운 상황입니다. CJ대한통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094억 원이었습니다. 매출 역시 2조 9,2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습니다. 쿠팡의 공세에 왕좌의 자리가 위태로워지던 와중에도 알리익스프레스(알리)의 주요 배송을 담당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알리와 2022년 말부터 수의계약을 맺고 통관과 배송을 맡아 왔습니다. 현재 알리 배송 물량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고, 작년 알리 물량이 포함된 CJ대한통운 택배 부문의 영업이익(2,461억 원)은 전체 영업이익(4,802억 원)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CJ대한통운의 택배·이커머스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는데, 이 중 글로벌 이커머스의 택배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습니다.
알리가 대한통운을 선택한 이유 : 알리의 배송 과정은 크게 ① 중국 현지 물류센터 입고 ② 중국 통관 ③ 한국 통관 ④ 한국 내 배송의 4단계를 거칩니다. 알리는 이 중 ‘한국 내 배송’ 마지막 단계를 위탁할 국내 택배사와 계약을 체결합니다. 지난 13일, 알리가 CJ대한통운과 기존처럼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위탁하도록 하는 주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소형 상품 택배 처리에 특화된 자동 분류 시스템(MP), 도착 보장과 일요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배송 서비스 ‘오네(O-NE)’ 등이 CJ대한통운의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알리가 주계약 택배사를 변경하면 물류 설비와 전산 시스템과 같은 인프라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재계약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MP(Multi Point): 소형 택배 상품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자동화 시설입니다. 전국에서 모인 상품을 지역별로 분류하는데, 온라인 쇼핑 발달로 소형 상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소형 상품 택배를 처리하는 생산성이 택배 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핵심 요소가 됐습니다. MP가 도입되면 소형 상품을 제외한 규격의 상품들만 직접 상하차 하기 때문에, 작업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근로자의 작업 부담이 줄어듭니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협력 시너지
해외뿐 아니라 국내 택배 물동량의 증가도 CJ대한통운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최근 네이버가 배송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당일배송·일요배송 등의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으며, 현재 네이버쇼핑은 직접 물류망 없이 이미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춘 CJ대한통운과 연합해 도착 보장 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양 사의 협력을 통해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설 물류망이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이처럼 국내외 택배 물동량을 꽉 잡고 나선 CJ대한통운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받습니다.
한진택배는 테무와 협력
알리와 함께 C커머스의 양대 산맥인 중국 테무는 한진에 국내 주요 배송을 맡겼습니다. 이에 한진 역시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고(7,122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234억 원)을 유지했습니다. 올해 한진은 테무 물량의 70%가량을 처리할 것으로 내다보는 데다가, 알리 물량의 15~30% 정도까지 맡게 됐습니다. 한진은 C커머스 수요를 기반으로, 인천공항 국제물류센터(GDC)에 100억 원을 투자해 자체 통관장 운영 캐파(CAPA·생산능력)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택배업계의 미래는?
택배업계별 투자 상황은?
- CJ 대한통운 : 올해 MP 설비 구축, 물류터미널 신축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전망입니다. MP설비 구축에 지금까지의 투자액 절반을, 장성복합물류터미널 신축에 기존 투자액의 3배 정도인 약 2천억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CJ대한통운은 소비재가 아닌 원자재나 중간재 상하역과 같은 비택배 부문에도 힘을 싣습니다. 지역별 거점통합이나 빅데이터 기반 시스템화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려는 계획입니다. 하반기에는 북미 물류센터 건설 프로젝트 착공에 나설 계획입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 내년 초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 준비에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원가 절감과 물류 수수료 현실화, 글로벌 부문의 수익성 신장 등 펀더멘탈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받습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 경쟁 입찰에서 처음으로 물량 일부를 확보하며 ‘메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하반기 테무 택배 경쟁 입찰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후년 여주의류통합센터 구축을 목표로 약 2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 한진택배 : 올해부터 스마트 메가 허브 구축, 택배터미널 확충 및 자동화, 하역·창고 물류거점 확보 등에 4천억 원 규모의 비용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인천공항 GDC 자체 통관장 확장 공사가 시작됐고, 올 연말 전에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입니다. 택배터미널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를 올해 2배 이상 늘리는 등 친환경 물류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택배업계의 해외 공략 상황은?
- CJ대한통운 : 지난 2월 기준 34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으며, 초국경택배(CBE) 물류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열을 올립니다. 폴란드로의 방산물류 진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처럼 사업 영역을 점점 해외로 넓혀 가는 중입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 글로벌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해 5,000억 원을 투자해 베트남 콜드체인 물류센터 건설 및 동유럽 물류 거점 구축 등에 나섭니다. 지난달 프랑스 해운사(CMA CGM)와 중국 물류 자동화 기업(메그비 테크놀로지)과 MOU를 맺은 바 있습니다.
- 한진택배 : 해외 네트워크를 2022년 12개국 28개 거점에서 작년 18개국 34개 거점으로 늘리는 등 글로벌 사업 공략에 박차를 가합니다. 작년 6월에는 태국 현지 물류업체의 지분 일부를 인수해 현지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로써 인접국가 시장으로 물류 사업을 넓혀갈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받습니다.
'정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로벌 AI 허브로 나아가는 동남아 투자 산업 전망 (0) | 2024.09.23 |
---|---|
카카오 주가 시총 1.7조 증발 향후 카카오가 입을 타격은? (0) | 2024.08.01 |
실물경제의 선행지표 구리 가격 급등 이유 (0) | 2024.05.29 |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반등 및 전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쟁 (0) | 2024.05.28 |
엔비디아 24년 1분기 실적 배경 영향 (0) | 2024.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