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가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동남아 지역은 면적이 넓고 전기가 많이 들어가는 데이터센터를 짓기 최적의 환경으로 꼽히며, 인건비가 저렴하고 물가가 낮기 때문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동남아 국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제 동남아는 과거 농업과 저임금 제조업에 의존하던 산업구조에서 AI와 디지털 경제 중심의 첨단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 중으로, AI,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와 같은 산업이 동남아가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이 동남아에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진행합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주요 국가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단순히 데이터센터만 짓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AI 기업과 전문가를 육성하려는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MS)
인도네시아에 17억 달러를 투자해 AI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2025년까지 84만 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말레이시아에도 22억 달러를 투자하고 100개의 AI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며, 태국에도 AI 기반 데이터센터를 짓는 중으로 이를 통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의 확장과 10만 명의 AI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합니다.
- 구글
싱가포르에 지금까지 총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올해 6월 네 번째 데이터센터를 완공했습니다. 2년 만에 투자 금액이 5배 넘게 늘었으며, 500명 넘는 인력이 싱가포르 데이터센터에서 일하고 있고, 데이터센터를 통해 구글 지도 서비스 강화에 나섰습니다. 또, 말레이시아에도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 아마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운영하는 아마존은 2037년까지 말레이시아에 총 60억 달러를 투자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합니다. 싱가포르에는 이미 84억 달러 넘게 투자했고, 2028년까지 90억 달러를 투자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1위 기업 엔비디아는 말레이시아의 공공 기업과 함께 43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짓습니다. 이 데이터센터를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자 하며, 엔비디아 외에도 인텔, 인피니온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잇따라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동남아에 주목하는 이유
저렴한 물가와 인건비
글로벌 기업이 동남아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넓은 부동산과 건설 인력도 많이 필요한데, 동남아는 부지 확보 비용과 건설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또, 데이터센터는 건설 이후에도 대규모 전력 소비와 유지 비용이 수반되는데, 동남아 지역은 인건비와 물가가 저렴해 빅테크 기업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디지털 경제의 급성장
동남아는 전 세계에서 디지털 경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국가에선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커머스와 핀테크,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 등 디지털 서비스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서버 운영과 데이터 분석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가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아예 각국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경제 활성화와 AI 도입을 위한 산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USCN 미중갈등의 완충지 역할
미중 갈등 역시 동남아가 AI 허브로 부상하는 중요한 배경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는 대부분 미중 갈등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중국과 미국 양쪽에 모두 접근이 가능한 중립적인 거점 역할을 수행합니다. 덕분에 동남아는 글로벌 기업이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두 경제 대국과 모두 협력할 여지를 남길 수 있는 요충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동남아는 어떻게 될까
한국과 일본, 대만 같은 동아시아 국가가 1970년대 수출 중심의 산업화와 정부 주도의 경제 발전 계획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과 달리, 동남아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 서구 열강의 식민 지배를 받은 곳이 많았고, 독립 이후에도 독재와 잦은 쿠데타 등으로 정치적 불안정이 이어졌고, 산업적으로도 농업과 원자재 수출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기에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 관련 산업 전환이 늦어졌습니다. 저렴한 인건비와 낮은 생산 비용 덕분에 글로벌 IT 기업에게 주목받았으나, 최근에는 조립 공장 역할에서 AI와 첨단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단지로서 새로운 역할을 구축 중입니다. 빅테크 기업은 동아시아에서는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등 첨단 제조업을 중심으로, 동남아는 클라우드와 AI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의 발전에 따라 동아시아와 동남아가 맡는 역할은 분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AI시대에서 동남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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