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건강해진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을 이롭게 한다는 것은 동서양 모두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기원전 460~377년쯤, 고대 그리스의 의사이자 서양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모든 이에게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한 양의 음식과 운동을 제공하는 것이 모두를 건강하게 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부위의 기능은 그 부위를 적절히 사용하고 평상시 꾸준히 운동할 때 발전하며 노쇠가 더욱 건강해집니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고 노쇠도 빨라져 결국 질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기원전 600년쯤, 인도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수수르타는 운동이란 매일 느껴야 하는 육체적 활동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정의했습니다. 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지려면 적당히 숨을 몰아쉴 수 있는 강도의 활동, 즉 운동을 매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수수르타는 역사상 처음으로 운동 처방을 준 의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운동하면 전반적으로 건강해진다는 사실은 현대의 복잡한 과학적 검증이 도입된 이후에도 수십 년 동안 입증됐으며, 아마도 이 사실은 향후 진행될 추가 연구를 통해 뒤집힐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의 기록이 시작된 후로, 사람들 대부분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고, 또 운동을 하면 그 바람대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 사람들
이렇게 좋은 운동을 우리는 충분히 하고 있을까? 전 세계 168개국 약 190만 명의 신체 활동 수준을 분석한 대규모연구 결과가 세계 최고 의학 저널 중 하나인 세모날 The Lancer에 실린 바 있는데, 이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약 27.5퍼센트, 성별로는 남자는 23.4퍼센트, 여자 31.7퍼센트가 충분한 양의 신체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결과에서 한국인은 35.4퍼센트라고 하며, 통계 전문 플랫폼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한국인은 무려 28.7퍼센트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통계 들이 시사하는 것은 2020년 세계 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320만 명의 사람이 신체 활동량 부족으로 인한 건강 악화 탓에 사망한다고 하며, 이런 건강 악화에는 당뇨병, 심혈관 질환, 고혈압, 암을 말합니다. 바꿔 말하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실천하면 매해 전 세계적으로 320만 명의 생명이 보존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사촉진과 건강과의 관계
운동이 우리의 건강을 결정짓는 유일무이한 절대 요소는 아니며, 유전자와 영양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유전자 염기 서열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종류의 병은 찾아옵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같은 병원균 감염의 원인도 있겠지만, 유전학적 측면에서 유전자의 전사 촉진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생체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사실 유전자 자체가 아니라 유전자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단백질입니다. 여기에서 단백질은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피부, 근육, 머리카락, 손톱 등에서부터 호르몬과 효소 등과 같이 생리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인체 나의 거의 모든 물질을 말합니다. 고기를 먹었을 때 그 고기를 잘게 분해하기 위해 위에서 분비되는 펩신이라는 효소가 있고, 식사 후에 혈당이 증가했을 때 이를 낮추기 위해서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이런 물질들 모두가 큰 범주에서 단백질이며, 단백질은 저절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세포 속이나 핵 안에 있는 그들 고유의 유전자가 활성화되어야 가능합니다. 즉, 유전자는 어떤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로 단백질은 제품 그 자체입니다. 이렇게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현상이 전사 촉진입니다.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인간 유전학 정보에 따르면 단백질의 설계도인 유전자는 총 20,412개이며, 이 유전자들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단백질 중 일부는 원활하게 잘 생산되면 우리의 건강을 지켜 주는 착한 친구들이며, 일부는 많이 생산되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나쁜 친구들입니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에 문제가 없다고 해도 병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유전자의 염기 서열 문제로 병에 걸렸다면 조상 탓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생긴 병에 대해서 나 탓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나 생활 습관이 좋은 단백질 친구들을 생산하는 유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혹은 나쁜 단백질 친구들을 생산하는 유전자들에게 쉽게 접근하게 하거나 접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스스로가 가지고 태어난 유전자 자체를 바꿀 수는 없어도 그들이 나의 몸을 이롭게 하거나 해롭게 하도록 조절하는 것은 내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바로 답입니다. 이러한 습관은 좋은 유전자의 전사 촉진을 증가시켜 좋은 단백질 친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고, 좋지 않은 유전자의 전사 촉진을 억제하여 해로운 단백질 친구는 적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나의 건강 상태는 내 책임이니, 환경과 조상 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충분한 운동의 정의
WHO가 권장하는 건강을 위한 충분한 양의 신체 활동은 보통 1주일에 중강도 운동을 150분 이상, 혹은 고강도로 75분 이상 운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강도 운동은 운동하면서 숨이 차고 땀이 흐르지만 가벼운 대화가 가능한 정도이고, 고강도 운동은 운동 중 숨이 많이 차고 땀도 많이 흐르고, 대화는 간단한 의사 표현 정도만 가능할 정도의 운동을 말합니다. 쉬운 예로 양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평지를 빠르게 걷거나 가볍게 달리는 정도가 중강도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강도 운동은 오르막길이나 계단 등을 계속해서 오르거나, 빠르게 달리기 등입니다. 운동 형태의 신체 활동이 아닌 정원 관리나 물건 옮기기 등처럼 작업상 신체 활동도 이 기준에 포함되지만 특별한 직업군을 제외하고 보통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숨을 몰아쉬고 늘 땀이 날 정도로 작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운동 형태의 신체 활동으로 해당하는 시간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됩니다. 다만, 1주일에 중강도 운동을 150분 이상, 혹은 고강도 운동을 75분 이상 운동한다는 것이 건강 증진을 위한 수치는 아닙니다. 현재의 건강을 유지하고 성인병과 조기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 최소한 저만큼은 운동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많은 임상 연구에서 저 기준점 이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과 기준점 이하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비교해 봤을 때, 이하로 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병을 가지고 살고 있거나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저 저동의 운동량은 더 건강해지기 위한 기준점이 아니라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한 최소 기준점이라는 뜻입니다.
강한 체력의 의미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해지는 이유가 운동을 통해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체력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체력이 강해졌다는 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운동이라는 자극에 대해 내 몸에서 다양한 생리적, 기능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뜻입니다. 신체 활동이란 반복적이고 자발적인 근육의 수축활동으로 발생하는 모든 신체의 움직임으로 정의됩니다. 키보드를 두드리기 위한 손가락의 움직임과 같은 낮은 단위에서부터 달리기와 수영 같은 운동 형태의 움직임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말입니다. 컴퓨터 타자와 같은 낮은 단위의 신체 활동을 할 때는 적은 양의 근육이 낮은 강도로 활성화되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수영과 같은 물의 저항을 거슬러야 하는 운동은 전신의 근육이 높은 강도로 활성화되어야 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만큼 힘듭니다.
근육 양 증가의 의미
신체활동, 즉 운동이라는 것은 근육 활동의 결과물이고 이런 결과물이 잘 나오기 위해 우선 근육 발달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체력이란 신체 활동을 원활하게 지속하고 환경 변화에 대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방어적 능력입니다. 골격근뿐만 아니라, 심장 역시 대부분 근육으로 구성된 장기로 결국 근육이 발달해야 원활한 혈액 순환과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다만, 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근육이 많아져서 체력이 좋아졌다고 말할 때 열심히 운동한 결과물로써 단지 근육의 양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근육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동반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근육이 발달했다는 것은 근육의 양적인 증가와 내부의 생리적 기능향상이 동시에 이뤄졌음을 의미합니다. 힘이라는 거은 근육 섬유들이 수축할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에너지로서 수축하는 주체가 많을수록 더 많은 물리적 에너지가 발생할 테니 근육의 양이 많으면 당연히 더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힘은 운동할 때, 일상생활에서 매우 필요한 요소이므로, 열심히 운동해서 근육을 키우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됩니다.
생리적 기능향상의 의미
생리적 기능향상이란 대표적으로 세포 호흡의 긍정적 변화가 있습니다. 인간이 호흡하는 것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행위로써 호흡을 통해 대기 중에 있는 산소를 페로 이동시키고, 허파 꽈리 세포가 적혈구에 그 산소들을 옳고 놓은 동시에, 인체의 모든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세포의 관점에서 호흡은 단순히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며, 혈액을 통해 공급된 산소를 활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입니다. 세포는 주로 탄수화물과 지방, 일부 단백질을 활용하여 아데노신삼인산이라는 형태의 에너지를 만드는데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는 세포의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고, 에너지가 원활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나아가서 괴사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세포의 관점에서 호흡은 세포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분을 활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산소가 필요하며 에너지 생산의 결과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집니다.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를 폐를 통해 배출시키면서 추가로 필요한 산소는 폐를 통해 공급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천천히 걷기와 같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운동을 할 때는 산소의 요구량이나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많지 않으니, 우리의 호흡이 가빠질 필요가 없지만 등산하거나 계단을 뛰어오를 때처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힘든 운동을 할 때면 어김없이 가쁜 숨을 몰아쉬게 됩니다. 같이 운동할 때 누군가는 호흡이 그렇게 가빠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근육 발달이 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근육 발달은 근육의 양적인 증가와 내부의 생리적 기능향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말하는데 내부의 생리적 기능의 차이가 누군가의 호흡을 가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내부의 기능 차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어떤 기질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대부분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연소하며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은 지방을 더 많이 연소하여 에너지를 만들고 지방을 감소하고, 또 당뇨병에 걸려서 혈당이 높은 사람들은 당분을 연소하여 에너지도 만들고 혈당도 낮아지길 바라지만 아쉽게도 바람대로 기질이 연소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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